기후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2020년대 들어 한반도 기온이 0.9도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91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100년 간 1.9도가 상승했는데, 5년 여 만에 50년 치가 올라간 셈이다.
기상청이 30일 발표한 ‘우리나라 113년 기후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1912년부터 2024년까지 113년간 연평균기온은 10년당 0.21도씩 상승해 총 2.8도가 올라갔고, 2024년 기준 14.8도를 기록했다. 한반도는 해마다 뜨거워지고 있어서 “올여름이 인생에서 가장 시원한 여름”이라는 말이 현실이 됐다.
1912년부터 2024년까지 분석은 1904∼1911년 근대적인 기상 관측을 시작한 6개 지점(인천·목포·부산·서울·대구·강릉) 관측자료를 토대로 이뤄졌다.
여름 25일 길어지고, 겨울 22일 짧아져
1912년부터 1940년까지 ‘과거 30년’과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30년’을 비교하면 여름은 25일 길어지고 겨울은 22일 짧아졌다.
과거 30년 평균 98일이었던 여름(일 평균 기온이 20도 이상 올라간 뒤 다시 떨어지지 않는 첫날부터 끝날)은 최근 30년 평균 123일로 25일 늘었다. 최근 10년(2015∼2024년)만 평균을 내면 130일로 더 길었다.
겨울(일 평균 기온이 5도 미만으로 내려간 뒤 다시 올라가지 않는 첫날부터 끝날)은 과거 30년 평균 109일에서 최근 30년 평균 87일로 22일 감소했다. 최근 10년 평균은 86일이었다.
봄(일 평균 기온이 5도 이상으로 올라간 뒤 다시 떨어지지 않은 첫날부터 끝날)은 여름처럼 최근 30년(평균 90일)이 과거 30년(85일)보다 5일 길었다. 가을(일 평균 기온이 5도 미만으로 내려간 뒤 다시 오르지 않은 첫날부터 끝날)은 겨울처럼 최근 30년(평균 65일)에 과거 30년(73일)보다 8일 짧아졌다.
1912~2024년 연평균 기온은 12.9도였다. 기온은 10년마다 0.21도씩 올랐다. 연평균 기온을 연대별로 보면 1910년대 12.0도에서 2010년대 13.9도로 100년간 1.9도 오른 뒤 2020년대 14.8도로 단기간 0.9도 급상승했다. 기후변화가 최근 들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심해지는 ‘밤 더위’
낮 더위보다 밤 더위가 심해지고 있다. 최저기온(10년마다 0.25도 상승) 상승세가 최고기온(10년마다 0.14도 상승)보다 가팔랐다.
밤의 온난화가 낮보다 강하게 이뤄졌다는 뜻이다. 폭염일(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은 113년간 10년마다 0.22일 늘어나 증가세가 뚜렷하지 않았지만, 열대야일(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날)은 10년에 1.1일씩 늘어났다.
특히 최근 30년 열대야일은 평균 17.4일로, 과거 30년(평균 8.4일)보다 9일이나 늘었다. 최근 10년으로만 좁히면 평균 열대야일은 23.8일에 달했다. 열대야는 1970∼1980년대만 해도 제주와 남해안 일부를 중심으로 나타났으나 2010년대 서쪽 지역 전역으로 확대됐고 2020년대 들어선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도시 열섬’으로 인해 열대야는 비도시 보다 도시 지역에서 더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 전국에 기상관측망이 확충된 1973년 이후 관측이 연속해서 이뤄진 59개 지점 관측자료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도시 지역 증가세가 10년에 2.17일로 비도시 지역(10년에 0.85일)을 압도했다.
도시 지역 열대야일은 1970년대 5.1일에서 2020년대 17.1일, 비도시 지역은 2.9일에서 8.0일로 다른 폭으로 증가하면서 도시와 비도시 열대야일 차는 같은 기간 2.2일에서 9.1일로 커졌다. 반면 폭염일 증가세는 도시와 비도시 간 차이가 크지 않았다.
강수량은 증가했는데 비오는 날은 줄어...집중호우↑
1912년부터 2024년까지 113년간 강수 양태를 보면 연강수량은 10년마다 17.83㎜씩 증가했는데 강수일(일강수량이 0.1㎜ 이상인 날)은 10년에 0.68일씩 줄었다. 한 번 쏟아질 때 더 많이 쏟아졌다는 것이다.
일강수량을 구간별로 나눠서 살펴보면 ’30㎜ 이상 80㎜ 미만인 날‘은 10년에 0.16일, ’80㎜ 이상인 날’은 0.08일 늘어나 증가세가 뚜렷했다. ’10㎜ 이상 30㎜ 미만인 날’과 ’10㎜ 미만인 날’은 10년에 0.01일 늘거나 2.78일 감소했다. 한 번 퍼부을 때 많은 양이 내렸다는 뜻이다. 1시간 최다 강수량이 50㎜ 이상인 날도 10년마다 0.04일 늘어났다.
기상청은 “최근 기후변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기후변화를 철저히 감시하고 원인을 규명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출처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