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오디오 및 비디오 브랜드 자브라는 지난 11월 18일 보코 서울 명동 호텔에서 열린 AI 테크 써밋 ‘Gateway to AI Technology Summit’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자브라가 전 세계와 한국의 주요 엔터프라이즈 고객 및 협력사들과 함께 AI 기술의 미래를 공유하고 실질적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행사에는 자브라 본사에서 APAC 및 글로벌 고객 부문 주요 임원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자브라의 전략적 제휴 파트너인 마이크로소프트 코리아와 줌 코리아가 세션 스폰서로 참여해 더욱 풍성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줌 코리아는 고객 경험 향상을 위한 AI 활용 사례와 첨단 기술을 소개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글로벌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개인용 Copilot과 회의실용 MTR 등 AI 솔루션 전반에 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펼쳤다. 행사 후 토미 탄(Tommy Tan) 부사장 겸 한국·중국 지사장과 좀 더 상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음성 기반 AI, 핵심적인 역할 할 것

탄 지사장은 “많은 사람들이 AI를 단순한 기술로만 바라보지만, 자브라는 AI를 사용자의 만족과 행복을 만들어내는 ‘경험’으로 이해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의 AI’라는 관점을 인터뷰 내내 일관되게 보여주었다.

특히 음성 기반 AI가 업무 환경에서 점점 더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조사 결과도 공유했다. 자브라 측에 따르면 집과 직장에서 모두 AI를 매일 사용하는 비율은 13%, 직장에서만 매일 사용하는 비율은 30%로 나타났다. 또한 직장에서 AI를 사용하는 근로자 중 약 2/3가 음성을 통해 AI와 상호작용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탄 지사장에 따르면, AI 사용은 단순히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넘어 직장 내 웰빙(well-being)을 향상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조사 결과, 매일 AI를 사용하는 근로자의 직무 만족도는 그렇지 않은 근로자보다 34% 더 높게 나타났다. 그는 “AI는 단순한 기술적 도구가 아니라 조직 문화 변화를 촉진하는 요소이며, 기업이 AI를 어떻게 선택하고 활용하느냐가 향후 업무 환경의 질을 결정한다”라고 분석했다.

한국 시장, 성장 가능성 갖고 있어

탄 지사장은 자브라가 AI 시대에 집중하는 핵심 전략 중 하나로 ‘통합 커뮤니케이션(Unified Communications)’을 꼽았다. 통합 커뮤니케이션은 전화나 이메일, 메신저 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하나의 플랫폼에 통합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솔루션으로, 특히 원격·재택근무가 혼합된 하이브리드 근무 환경에서 필수적이다.

그는 “한국은 IT 기술력에서 매우 앞서고 있음에도 통합 커뮤니케이션 도입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라며, 이를 새로운 성장 기회로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언어와 문화를 매우 중시하는 동시에 IT 기술도 중요하게 생각한다”라며 한국 시장의 독특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한국 시장의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함께 장기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노력하는 중이다”고 덧붙였다.

전년 대비 30~40% 추가 투자할 계획

탄 지사장은 향후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할 계획임을 밝혔다. 그는 “전년 대비 약 30~40% 정도 더 투자할 계획이며, 이는 제품 연구개발(R&D), 인력 확충, 현지 기술 업체와의 협업 등 전 범위를 포함하는 수치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수치로 특정하기 힘든 프로세스 영역의 투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객 지원, 사후관리(A/S), 현장 대응 프로세스 개선 등은 수치로 드러나지 않지만, 실제 고객 경험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번 AI 테크 써밋처럼 해외 연사 초청을 통한 지식 공유 활동도 수치화하기 어려운 영역의 투자지만, 중요한 프로세스의 일환이라고 소개했다.

B2B와 B2C 경계가 사라져

자브라는 대체로 BTC보다는 BTB 제품이 더 많다고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탄 지사장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그는 최근 디바이스 시장에서 B2B와 B2C 사이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예시로 “당장 자주 사용하는 스마트폰이라도 가족과의 통화로 쓰면 BTC 제품, 업체와의 통화로 쓰면 BTB 제품”이라고 하면서 “모든 제품이 목적에 따라 용도가 자연스럽게 변화한다”라고 설명했다.

탄 지사장은 자브라도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뛰어난 성능을 갖춘 엔터프라이즈 제품의 기술력을 일반 소비자 시장까지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브라는 학생, 주부, 직장인 등 모든 고객에게 엔터프라이즈급 품질을 경험할 수 있도록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라며, “대형마트나 쿠팡 같은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쉽게 탁월한 제품을 접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AI 통한 음성 인식 정확도 중요

탄 지사장은 AI를 통한 음성 인식 정확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젊은 세대는 개인 웰빙을 중시하고 있어 이런 부분을 지원하고 포괄하기 위해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예를 들면 헤드셋을 사용 중에 빨간불이 나오도록 해 주변 사람이 알아차리고 방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사소한 부분이지만, 이러한 기능의 유무가 업무 향상에 상당히 큰 효과를 준다. 또한, 노이즈 캔슬링 기능 지원으로 시끄러운 외부 환경에서도 통화에 방해받지 않도록 해 업무 환경을 향상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게다가 스피커폰 제품에는 여러 개의 마이크가 들어있는데, 여러 방향에서 나오는 소리와 어떤 사람이 말하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러면 AI가 전산화할 때 누가 말했는지 정확하게 기록할 수 있고 데이터를 확인하고 검증하는 것을 줄여 더 나은 근무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다.

AI 업무 환경 변화, 휴먼 팩터 중요

탄 지사장은 앞으로 다가오는 AI 업무 환경에 대한 조언으로 “변화는 수용하되 사람이 있다는 그런 ‘휴먼 팩터(Human Factor)’ 부분을 잊지 말라”라고 강조했다. 그는 “물론 기술을 통해서 우리의 삶이 변화되겠지만, 사람이 결정해야 하고 사람이 감정이 있다는 부분을 잊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AI 업무 변화를 IT 프로젝트로 간주하기보다 인력 내 워크포스를 변화시키는 것으로 생각하고 접근해서 자브라와 같이 기술 이상의 것들을 중시하는 파트너사와 협업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출처 : 디지털포스트(PC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