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은 연봉이 아니라 성장 가능성을 본다

대표라면 한 번쯤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봤을 것이다. 왜 좋은 직원일수록 오래 머물지 않을까. 연봉을 올리고 복지를 늘리고 사무실 환경을 개선해도 인재는 결국 회사를 떠난다. 이유는 단순하다. 사람들은 회사를 위해 일하지 않는다. 사람은 언제나 자기 미래에 투자한다. 그리고 그 미래가 보이지 않는 회사에서는, 아무리 조건이 좋아도 오래 머물지 않는다.

영국의 스티브 잡스, 다이슨이 보여준 답

이 사실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준 인물이 제임스 다이슨이다. 흔히 영국의 스티브 잡스라 불리는 그는 기술 기업의 대표이지만, 그의 경영 철학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다. 다이슨은 인터뷰에서 반복해 말한다. 실패해도 좋다. 실패를 통해 직원이 깨닫는다면 그 실패는 이미 성공이다. 이 말은 이상적인 구호가 아니라 실제 경영 현장에서 지켜진 원칙이다.

실패를 비용이 아니라 학습으로 보는 조직

다이슨의 제품 개발 과정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진공청소기 하나를 만들기 위해 5천 번이 넘는 시도가 반복됐다. 수많은 아이디어가 버려졌고 실험은 실패로 끝났다. 그러나 회사는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결과가 아니라 그 과정에서 직원이 무엇을 배웠는가였다. 실패를 허용하지 않는 조직에서는 직원이 시키는 일만 한다. 반대로 실패를 학습으로 받아들이는 조직에서는 직원이 스스로 생각한다.

바람개비 없는 선풍기, 황당함이 경쟁력이 되다

다이슨을 상징하는 바람개비 없는 선풍기는 이런 문화의 산물이다. 선풍기에 날개가 없다는 발상은 처음엔 조롱의 대상이었다. 가격 또한 기존 제품보다 훨씬 비쌌다. 상식적으로 보면 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려운 제품이었다. 그러나 다이슨은 물러서지 않았다. 황당한 아이디어를 내는 것은 직원의 역할이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대표가 진다는 원칙이 있었기 때문이다.

책임을 위에서 지는 구조가 사람을 키운다

이 원칙은 조직을 근본적으로 바꾼다. 실패의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순간 직원은 도전하지 않는다. 반대로 책임을 대표가 지는 구조에서는 직원이 과감해진다. 결과적으로 비싸지만 없어서 못 파는 제품이 탄생했고, 직원들은 이 회사에서는 생각한 만큼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된다.

회사 규모보다 중요한 개인의 성장 곡선

최근 언론 인터뷰를 보면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문장이 있다. 직원들은 자신이 클 수 있는 회사를 선택한다. 이는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문제가 아니다. 회사의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성장의 곡선이다. 이 회사에서의 3년이 다른 회사의 10년과 같다면 사람은 망설이지 않는다.

대표가 반드시 이해해야 할 냉정한 현실

대표가 알아야 할 사실은 분명하다. 사람은 관리해서 쓰는 자원이 아니다. 성장할 수 있을 때 폭발하는 자산이다. 매뉴얼만 요구하는 조직, 실패를 허용하지 않는 조직에서는 사람도 회사도 함께 멈춘다. 직원은 회사에 충성하지 않는다. 자기 인생에 충성한다.

사람을 키우는 회사만이 선택받는다

결국 대표의 선택은 명확하다. 사람을 키울 것인가 소모할 것인가. 이 회사에 있으면 사람이 큰다는 확신을 줄 수 있는가. 사람은 오늘의 연봉이 아니라 내일의 자신에게 투자한다. 이 사실을 이해하는 회사만이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