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패권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그동안 오픈AI의 ChatGPT가 사실상 표준처럼 자리 잡았던 거대언어모델(LLM) 시장에서, 구글의 ‘제미나이(Gemini)’가 자체 AI 반도체 TPU(Tensor Processing Unit)를 기반으로 성능 우위를 확보하며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최근 공개된 Gemini 3 Ultra는 코드 생성, 멀티모달 추론, 장기 문맥 처리 등 핵심 벤치마크에서 ChatGPT의 동급 모델들을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TPU 기반 학습·추론 구조가 GPU 기반 모델 대비 효율적이라는 분석이 잇따르며, 구글의 기술적 돌파구가 단기 성능 경쟁을 넘어 AI 인프라 지형 자체를 바꿀 가능성도 제기된다.

구글이 제시하는 가장 큰 차별점은 ‘AI 전용’ 설계의 TPU다.
TPU는 불필요한 그래픽 처리 기능을 배제하고, AI 행렬 연산에 최적화된 구조를 갖춰 GPU 대비 전력 효율·속도·추론 비용에서 우위를 가진다.

업계 관계자는 “거대 모델이 고도화될수록 GPU의 비용과 전력 한계가 드러나는데 TPU는 이를 뚫고 나갈 수 있는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TPU 기반의 Gemini는 다음과 같은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1) 벤치마크 다수에서 ChatGPT 추월 2) 복잡한 수학·과학 문제 풀이 3) 코드 디버깅 및 생성 능력 4) 이미지·음성·비디오를 통합적으로 처리하는 멀티모달 성능 5) 100만 단어 이상의 초장기 문맥 유지 능력, 특히 멀티모달 추론 능력은 기존 ChatGPT가 취약했던 분야로, 실제 서비스 단계에서 체감 성능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는 평가다.

이런 Gemini의 약진은 기술 경쟁을 넘어 AI 인프라 공급자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AI 기업과 스타트업은 대부분 NVIDIA의 GPU 위에 모델을 올려 운영했다. 그러나 TPU 기반 모델이 동등 이상의 성능을 보여줄 경우, 기업들은 클라우드 비용 절감과 대규모 모델 배포 속도의 개선, 전력 사용량 절감 등을 이유로 TPU로의 전환을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실제로 제미나이 발표 직후 글로벌 기술주 시장에서는 NVIDIA 주가가 조정을 받으며, “AI 하드웨어 패권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AI 기술이 핵심 산업의 기반으로 자리 잡은 만큼, 이번 구글의 반격은 단순한 모델 출시 이상의 다양한 의미를 가진다. 검색·YouTube·클라우드 등 구글의 전체 서비스와 통합될 가능성, 안드로이드에 Gemini Nano를 기본 탑재해 ‘AI 스마트폰 시대’ 가속, 기업용 Google Cloud AI 도입 확대, AWS·MS Azure 본격 견제등 앞으로 AI 경쟁이 모델 성능, 인프라 비용, 생태계 규모, 이용자 경험등 이 모두 결합된 ‘총체전’으로 확장될 것임을 시사한다.

그럼 ChatGPT와의 경쟁 구도는 어떻게 바뀌나?

현재 GPT-5 시리즈도 공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AI 전문가들은 “이번엔 구글이 확실한 템포를 잡았다”고 평가한다. 특히 TPU라는 자체 칩을 기반으로 한 기술 독립성은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가 갖지 못한 강점이다. 즉, 모델 성능만의 경쟁이 아니라 ‘AI 반도체 + 모델 + 플랫폼’의 종합전략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한 업계 분석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2023년 AI 혁명은 ChatGPT가 만들었다면,
2025년 AI 경쟁의 판도를 설계하는 건 구글이다.”

이는 AI 시장에서 제미나이는 단순히 ChatGPT를 눌렀다는 평가를 넘어, AI 칩 생태계, 클라우드 시장, 스마트폰 및 운영체제, 생성형 AI 서비스 전반 에서 거대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만약 구글이 제미나이를 자사 생태계 전반에 성공적으로 통합한다면,
AI 시장은 다시 한 번 ‘구글 중심의 질서’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한동안 오픈AI가 주도하던 AI 왕좌를 두고, 2025년은 구글·오픈AI·마이크로소프트가 본격적으로 충돌하는 2차 AI 패권 전쟁의 원년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