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해 유일하게 산업로봇 신규 설치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발(發) 과잉생산 우려도 심화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국제로봇연맹(IFR)은 최근 공개한 2024년 잠정 데이터에서 지난해 전 세계 산업로봇 신규 설치 대수가 약 52만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국가·지역별로 살펴보면 중국이 유일하게 전년대비 5% 늘어난 약 29만대를 설치해 54%를 차지했다. 이는 2023년(51%)보다 비중이 확대한 것이다. 반면 유럽연합(EU)은 8만 6000대로 전년보다 6% 감소했다. 일본(4만 3000대), 미국(3만 4000대)도 각각 7%, 9% 줄었다.

지난해 글로벌 산업로봇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를 겪는 가운데 중국만이 유일하게 설치 대수가 늘어난 것이어서 주목된다.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에서도 올해 상반기 기준 중국 내 산업로봇 생산은 전년대비 35.6% 확대, 총 37만대에 달했다. SCMP는 중국은 4년 연속으로 산업로봇 신규 설치 규모가 ‘보합 내지 증가세’를 유지 중이라고 부연했다.

1만명당 로봇 수는 2020년 246대(세계 9위)였으나 2023년엔 470대(3위)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싱가포르·한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다.

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로봇 보급 분야가 기존 자동차·전자산업을 넘어, 일반 제조업 거의 모든 영역으로 확대 중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중국 내 로봇 설치는 일반 산업(53%) 비중이 전자(28%)·자동차를 크게 추월했다. 2020년엔 전자 45%, 일반 제조업 38% 순이었다.

미중 무역갈등, 미국의 관세 압력,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이 글로벌 투자심리를 일부 위축시켰음에도, 중국은 노동집약형 경제에서 자동화·첨단 기술 기반 경제로의 전략적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발 과잉생산 우려가 심화하는 배경이다.

중국 내 산업로봇 수요는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5년간 중국의 산업 현장 자동화·로봇화가 모든 제조 분야로 확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타카유키 이토 국제로봇연맹 회장은 이날 베이징 세계로봇대회에 참석해 “아시아 전체 산업로봇 시장은 성장세가 견조하다. 중국의 경제 회복력·첨단화 정책 등을 고려하면 다음 5개년 계획에서도 로봇 도입을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로봇은 중국 내 신생 산업 전반에 공급될 예정이며, 생산라인 현대화·산업생태계 재편 과정에서 최대 수요처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처 이데일리